Grünkohl을 요리하며 든 짤막한 생각

Grünkohl에 Kassler Kotlett덩어리와 Pinkelwurst, Speck을 넣고 푹 끓여먹는 Niedersachen식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 그 옛날 이런 레시피의 Grünkohl을 처음으로 요리했던 그 사람들의 모습을 복기.

 

해를 보기힘든 독일 어느 북부지방 마을의 겨울저녁. 주변에 있는거라곤 억세고 두꺼운잎의 Kohl류의 야채밖에 없으니, 찬물에 이파리를 박박씻어 장작불 위 무쇠솥에 넣고 장시간 조리해서 그 억센 식감을 잠재우고, 흔히 육류를 저장하는 방법으로 훈제를 이용했기에 자연스레 스모키한 향이나는 훈제고기 or 소세지 첨가. 그 당시 흔한 독일 가정에서 사용하는 조미료나 향신료라곤 소금 후추에 그나마 머스타드가 다였으니 그걸로라도 맛을 돋군다. 이것만으론 배가 안차,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탄수화물 식재료인 감자도 숭숭 썰어 넣는다. 식탁에 온가족이 앉자, 안주인은 접시에 국자로 뜬 Grünkohl을 담아 낸다. 해가 지도록 밖에서 일하고 온 그이에겐 좀 더 푸짐하게 한 접시.

 

추운 계절, 그들이 만들 수 있었던 최선의 일품요리가 이렇게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나만의 상상.

베를린의 봄과 여름

한국에선 당연했던 햇살가득한 봄과 무더운 여름이, 이곳에선 차원이 다른 느낌으로 매년 찾아온다. 햇볕이 소중한걸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거진 반년이 겨울인 회색도시 베를린에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광경에 전율을 느낀다.날씨가 좋은 날 집에만 있으면 다이어트중 아이스크림을 먹는것과는 비교과 안될정도의 죄의식을 느낀다.

Love and Hate, my Berlin.

Lying on the grass, drinking a cold Gösser Radler¹ from a Späti² and enjoying the rare sunshine in Berlin is just love.

Drug addicted, drug dealers, or drug seekers in the U-bahn, “WANNA BE INDIVISUAL AND UNIQUE” but looking-all-the-same-fashion hipsters, Turks swearing to Germans -die verdammte Kartoffel³-, bike riders on the pavement are hate. (Oh yeah, I don’t own a bike in Berlin. SO UNIQUE)

Let’s begin to talk about living in Berlin.

 

¹ A lemonade & beer mixed drink from Austria

² A kind of Kiosk that is open till late night

³ Turkish people call Germans “Potatoes” to insult

꽃보다 누나, 어글리 코리안의 적절한 예

크로아티아 여행 중 이승기가 윤여정의 새 고데기를 사들고 까페에 도착.

앉자마자 손을 번쩍들고 손짓을 하며 “Hey!”라고 외친다. 외국에서 종업원을 부를 때 한국인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다. 유럽의 종업원들은 손님이 새로 들어와 앉으면 바로 메뉴를 갖다주며 주문할건지 물어본다. 들어올 당시 보지 못했더라도 본인이 맡은 구역 테이블에 사람이 추가되면 하던일을 마치고 바로 오게 되어있다. 저렇게 손을 들고 부르는 것 자체가 엄청난 실례이며, excuse me도 아닌 Hey! 라고 불알친구부르듯이 하는것도 종업원 입장에선 굉장히 불쾌하고 건방진 제스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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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y! 종업원을 불러놓고는 주문하는 것도 가관이다. 영어든 한국어든 어떤 외국어든 “~주세요/please”라는 청유어구를 붙이는게 매너다. 어린아이처럼 본인이 원하는것만 외쳐대는건 올바르지 않다. “비어, 비어!”라고 외치는 이승기의 모습을 보며 내가 저자리에 있었던것마냥 얼굴이 화끈거렸다. 어렸을 때 데뷔해서 여행도 많이 못해보고 외국경험도 별로 없는 연예인이기에, 외국에서 주문할 때 지켜야할 매너를 모르는건 이해한다. 저 장면에 대해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바로 현실이니까.

향수(Das Parfum)가 던져준 질문 : 책 먼저 or 영화 먼저?

사실 향수가 소설로 먼저 나온건 알지도 못했고, 2007년 영화 개봉 당시 집단노출장면으로 엄청난 이슈가 되었기에 거부감이 들어 보지 않았다. 그리고 며칠 전 독일문학관련 자료 보러 도서관에 갔다 우연히 책 향수를 발견했다.  겉표지를 훑어보니 내가 알던 그 영화 향수의 원작이었구나 – 호기심에 빌려보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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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도 스토리지만, Patrik Süskind의 필력이 대단하다. 짧은 호흡의 문장들로 책을 붙잡은 순간부터 독자를 완전흡입한다. (원서로부터 그 호흡을 그대로 끌고온 옮긴이 강명순님의 단어 하나하나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앉은자리에서 커피를 세잔이나 내리 마시고 나서야 책읽기를 끝냈다. 인간 사다리의 제일 바닥에서 태어난 불운의 천재가 오로지 유일무이한 향을 만들어내기 위해 걷는 그 길이 왠지 모르게 (최고의 잉여로움을 즐기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천재도 저렇게 쌔빠지게 노력하는데 의자에 엉덩이만 붙이고 뭐하고있냐 잉여야”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궁금했다. 그동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중에 책만큼 (혹은 책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이 손에 꼽기에 별 기대 안하고 봤지만, 글쎄… 원작을 먼저 읽었기 때문일까 영화는 그닥 감흥이 없었다. 일단 주인공 인물이 너무 좋단말이다. 울퉁불퉁 굴곡진 인생을 고스란히 담겼을만한 얼굴이어야 하는데 주인공 역할을 맡은 Ben Whishaw는 상대적으로 너무 곱다. 원작에서도 말이 많지 않은 캐릭터지만, 그래도 책에선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글이 흐르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몰입도가 높다. 영화는 달랐다. 나레이션이 있긴 했으나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장면마다 주석을 달 순 없었을테다. 그래서인지 배경 및 상황에 대한 전달이 부족했다. ‘너무 어렵다, 추상적이다, 심오하다’ 라는 대다수 영화만 본 사람들의 반응이 보여주듯이 말이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한가지 예(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성공사례)를 들자면 해리포터 시리즈이다. 어릴 적 소설을 읽으며 신비롭고 흥미진진한 호그와트의 풍경과 주인공들을 내 맘대로 그려보곤 했지. 그리고 영화를 봤을 때 소름이 돋았다. 내가 상상한것과 거의 동일한 장면들 – 오히려 더 역동적이고 생생한 영화에 빨려들었다.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은 자기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그걸 형상화 한 영화를 보고 자신이 상상한 것과 똑같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감독이 내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제로에 가깝다. 따라서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 대한 만족도도 그만큼 낮을 것이다. 그래서 해리포터는 더욱이 놀라웠다.

책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다. 마음껏 상상하며  내용 자체를 즐길 수 있다. 영화는 무형의 스토리를 형상화 시킨다는것에서 매력을 느낀다.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 책을 먼저 읽을까 영화를 먼저 볼까? 내 결론은 “only book”이다. 영화 먼저 보고 원작을 보면 영화에서 본 장면을 떠올리며 제한된 사고를 할테고, 책을 보고 영화를 보면 내가 상상했던것과 자꾸 비교하게 되니 말이다.